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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

20140202

용 기


- 이 규 경


넌 충분히 할 수 있어

사람들이 말했습니다


용기를 내야해

사람들이 말했습니다


그래서 나는 용기를

내었습니다


용기를 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못해요.


설 연휴를 끝내고 집으로 오는 길

라디오에서 어느 토크쇼를 듣게 되었다.

(장기하 씨가 진행하는 라디오였는데, 게스트가 누구였는지는 기억나지가 않는다.)


게스트의 담담한 말투와 진행자의 성의없는 웃음

그 사이에서 기억났던 말이 있다.


'어떻게 하면 멘탈을 강화하고 단련시킬 수 있냐는 고민이 오늘이 주제인데,

멘탈을 강화해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흔히 말하는 유리 멘탈은 나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멘탈을 강화하지 않아도 되는 사회가 되었음 한다.'


내가 유리멘탈이어서 그런가 진부한 말임에도 공감이 되었다.


'용기를 내!', '힘을 내!'


좋은 말이지만 어찌보면 강요의 다른 말로 쓰이기도 한다.


주위의 지나친 기대가 버거울 때

이 시대 수많은 멘토들이 '너는 할 수 있다!'라고 소리칠 때


때때로 '나는 못한다' 라고 말하는 것이

용기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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