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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위대한 개츠비 (2013)



위대한 개츠비 (2013)

The Great Gatsby 
7.6
감독
바즈 루어만
출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토비 맥과이어, 캐리 멀리건, 조엘 에저튼, 아일라 피셔
정보
로맨스/멜로, 드라마 | 미국, 오스트레일리아 | 142 분 | 2013-05-16
글쓴이 평점  



'벤자민 버튼의 시계는 거꾸로 간다'로도 유명한 피츠제럴드의 동명의 소설을 영화화 한 작품이다.


사실 부끄럽게도 책을 전부 읽어보지는 못하였다.

중학생이였던 그때 당시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 번역체를 꾸역꾸역 집어넣으며 들었던 생각은


'그냥 불륜 이야기를 이렇게 심오하게 쓸수도 있는 것이구나...'


였다.


아마 지금 다시 읽으면 다시금 새로운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사실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에는 독자(혹은 관람자)에게 동전의 양면과도 같다고 생각한다.

또 원작의 느낌을 제대로 살리기에도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원작을 영화로 보는 것의 가장 큰 장점은

'쉽다'는 것이다. 

그 말은 독서를 하면서 문장 하나하나를 곱씹고 책장을 넘기는 즐거움이 없다는 말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영화는 영화 그 자체로도 '종합예술'이다.

가슴을 울리는 스토리와 그것을 겸비할 음악과 배우들의 적절한 연기, 스크린의 영상미가 더해져 우리 마음의 울림의 공명을 더욱 크게 해주기도 한다.


이러한 장점은 단점 그 자체이다. 독자의 상상력을 제한하는 것.

그래서 되도록이면 원작을 읽은 후, 영화를 보는 것을 개인적으로 추천하고

원작에서 느꼈던 감동이 컸던 만큼 실망도 커지는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 '위대한 개츠비'에서는 1920-30 년대 황금기의 미국을 표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 것 같다.

환락과 유흥의 분위기


그 안에서 강 건너편의 초록 불빛을 보며 순수한 사랑을 꿈꾸는 개츠비는 더욱 돋보인다.


CG로 재현된 1920년대의 뉴욕. 하늘을 찌르는 마천루와 북적이는 거리. megalopolis의 경이로움.


사람들은 방탕하며, 오만하다.


제 2의 르네상스라고 할 만큼, 신흥부자들이 출몰하고

치솟는 주가는 파티와 사치로 이어진다.


주인공 캐러웨이(토비 맥과이어)도 이러한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사촌인 데이지(캐리 멀리건)의 집 근처에 조그만한 집을 마련한다.


그의 집 근처의 대저택에는 파티가 끊이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그 파티에 참석하지만, 정작 파티의 주인이 기다리는 사람은 따로있다.


그의 이름이 '개츠비'


주인공인 '캐러웨이'는 타락했다는 세상속에서 '개츠비'에 인간적인 매력을 느낀다.

물질적 가치가 만능이라고 여기는 세상속에서 사촌인 '데이지'에 대해 순수한 사랑을 간직하고,

그녀가 오길 기다린다.


그런 그의 꿈을 상징하는 것이 '초록 불빛'이다.

(모 프로그램에서 '그린라이트'라고 칭하는 것이 유행인걸 감안해보면, 조금 아이러니하다. 이 작품이랑 직접적인 연관은 없는듯)



강 너머 등대의 초록불빛은 그가 꿈꾸던 노스텔지아 이자, 그를 해(害)하는 독이다

초록은 '비소'의 색이기도 하다.


작가가 의도한 것인지, 우연인지는 모르겠지만 '개츠비'와 '데이지'의 집 사이는 강이 흐르고

그 강을 너머의 등대에서 나오는 '초록 불빛'에 '개츠비'는 '데이지'를 그리워한다.


5년 전, 사랑했었고 결혼을 약속하였지만

1차 대전이 터지고 장교로 참가한 뒤에 '개츠비'는 그녀에게 편지를 한장 보냈었다.


자세한 내용이 작품에 나오지는 않지만, 필히 자신이 사랑했던 여인에게는 부족함을 많이 느꼈던

'개츠비'가 그녀를 위해 준비를 할 시간을 달라는 부탁이였을 것이다.


하지만 그가 꿈꾸던 이상은 이미 현실에 안주해버렸고, 한 명망있는 부잣집 가문의 아들(톰)에게 시집을 가게 된다.


톰에 대해 잠깐 얘기하자면, 별다른 노력없이 부자가 된 시덥잖은 인물이다.

별다른 야망도 없고, 부인이 있음에도 아무런 양심의 가책없이 바람을 피는...

어찌보면 일반적인 남성의 모습일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의 중반 주인공인 '캐러웨이'를 통해 '개츠비'와 '데이지'는 재회하게 되고,

'개츠비'는 '데이지'에게 선택하기를 요구한다.


이것은 명백한 불륜이다.


하지만 다른 욕심도 없이, 단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꿈꿔왔던 '개츠비'의 한가지 순수한 소망이 그것을 아름답게 만들어 준 걸지도 모른다.


결국 변한건 없었다.

사랑에 모든 걸 걸었지만 , 그것을 이루지 못하였고

영화의 끝의 '개츠비'에 장례식에는 온갖 속물이 모여든다.


모두가 그를 헐뜯고, 비난한다.

결국 '개츠비'를 진심으로 애도하는 사람은 주인공뿐이다.

그가 사랑했던 여인인 '데이지'마저 장례식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개츠비는 시간이 흐를수록

우리에게 자꾸만 멀어져 가고 있는 그 녹색 불빛을,

그 격정의 미래를 굳게 믿고 있었던 것이다.


그때 그것은 이미 우리들에게서 달아났다.

그러나 그것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

내일 우리는 더 빨리 달려서 양팔을 내뻗으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어느 해맑은 아침에......


그렇게 우리는 물살에 휩쓸려 가면서도

계속 노를 저어 과거 속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것이다.


주인공의 독백과 함께 

제목인 'GATSBY' 에 'The Great'를 붙여 원고 제목을 수정하는 것으로 영화는 끝난다.


누군가는 '개츠비'를 과거의 사랑에 집착하는 순정남으로 볼 수도 있겠고, 단지 그 가치에 목매여

자신을 속박하는 존재로 볼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가 위대한 이유,

'위대한 개츠비'가 될 수 있었던 것은 현실의 물살속에서 과거의 이상향을 향해 노를 젓었던 용기와 믿음.

그리고 그 아름답고 순수함에서 나오는 것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