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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Jumping with love_세종문화회관_20131209

저번 주쯤인가 오픈한 전시회 중 특이한 컨셉의 사진전이 있어서 이번주 일요일에 다녀오게 되었다.


Philippe Halsman 의 Jumping with love 전이였는데, 이전 매그넘코리아 전이나 라이프전에서도 몇번 본적이 있는 사진들도 있었지만, 점프샷을 주제로 한 특이한 전시회였다.



난 주로, 예당을 이용할때는 싹틔우미나 당일할인, 그 외에는 쿠x이나 그x폰 같은 소셜커머스같은 사이트를 애용하는 편이다. 간간히 괜찮은 공연이나 전시들이 올라온다.


수원에서 광화문까지 직통으로 가는 광역버스가 뚫려서 시험도 해볼겸, 슬슬 점심즈음에 출발했다. 친구를 만나기로 한 시간은 5:30분... 생각외로 빨리도착하더라. 거진 40분만에 삼성프라자 도착 후... 광화문을 방황하기 시작하였다. 덕수궁도 들려서 산보도 하고... 세종문화회관 앞까지 걸어서 가니 시간이 금방금방 가더라.







덕수궁이 만 25세까지 무료입장이라는 것을 알고 부리나케 입장해보았다. 취타대와 더불어 수문장 교체식이 이뤄지고 있었는데, 군악대의 기억이 새록새록...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벤치에 앉아 여유롭게 쉬고 있는 사람들. 기분좋은 서울의 오후


예당앞의 바쁘고 활기찬 거리와는 달리, 세종문화회관은 항상 무언가 여유가 있어 보여서 좋다. 근처의 고궁이나 경복궁에서 나오는 효과때문에 그래 보이는건가? 정작 하루 교통량은 더 많을 텐데 이런 분위기가 좋았다.


오후 6시쯤에 친구를 만나 입장을 하였다. 7시부터 도슨트 안내가 있었기 때문에, 먼저 슬슬 둘러보기도 하였다. 만약 이 글을 보러 가려고 하는 사람이 있다면, 꼭 도슨트 안내가 있을 때 관람해보기를 추천한다. 그리고 저녁을 먹고 넉넉히 즐기러 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


휴대폰 배터리가 다되어서... 인증샷은 없다. 통탄할 일이다.



이 양반이 '필립 할스먼'이다. 라트비아 출신이며, 유대인이다. 혼란의 시기에 그랬듯이 이분도 많은 고초를 겪고 아인슈타인의 도움으로 미국에 정착하게 되었다. 아인슈타인과는 연대가 많다..


필립 할스만은 점핑이론(Jumpology)로도 유명한데, 말 그대로 점프를 통해 그 사람의 성격을 알 수 있다 거나 하는... 다소 야매(?)같기도 한 이론이다.


말 하자면 이렇다. 점프를 하면서 순간적으로 느끼는 무중력 상태에서는 자신을 가식없이 있는 그대로 드러낸다는 것이다. 가령 팔을 쭉 펼치면 목표를 향해 전진하는 외향적인 사람. 소심하게 점프하면 소심한 사람...

다소 심리테스트 같기도 한데, 믿거나 말거나... 그런데 전시회 내내 여러 유명인들의 점프 사진들을 보면 아주 틀린말 같지 않기도 하다.


아인슈타인 부터, 샤갈, 피카소, 소피 마르소, 닉슨 대통령 등... 정말 많은 사람들의 점프샷을 볼 수 있었다.

사실 점프샷이라는게 다소 민망할 수도 있는터라, 필립 할스먼은 충분한 대화를 통해 그 사람의 마음을 열고 이후에 작품을 촬영하는 것을 진행했다고 한다. (물론 말을 잘 듣지 않아 못마땅하게 사진이 나온 사람들도 있다... 누군지는 가서 확인해보시길)



'Everything alters me, but nothing changes me.' - Salvador DALI


사진만 봐도 범상치 않는 인물이란 걸 알 수 있지 않은가? 달리랑 오랜시간 작업을 한 사람이지만, 할스먼이 초현실주의를 통해 이 시대상을 반영하려고 하였다면, 이 양반은 초현실주의로 전혀 다른 저너머의 세계를 표현하려고 많이 했단다... 이분은 이것말고도 콧수염 가지고도 재밌는 사진전을 냈었는데, 역사상 가장 안팔린 사진전이 되었다고 한다...




이분은 왜이렇게 콧수염을 길렀을까...? 여간 재밌는 사진이 많다.



'모든 성공의 비결은 자신을 부인하는 법을 아는 것이다.' - Alfred HITCHCOCK


내가 좋아하는 히치콕 감독도 있었다. '새'라는 작품을 한창 만들면서 찍었던 사진같다. 재밌는 양반이다.



'내가 가장 존경하는 부류의 사람은 수 많은 일을 휼륭하게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지만 여전히 눈물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이다.' - J.Robert OPPENHEIMER


물리학자 오펜하우어의 사진도 있었다. 물리학자답게 명석한 두뇌는 물론, 옷만 걸추면 마네킹이 될만한 피지컬을 가지고있는게 흔히 얘기하는 엄친아라고 불러도 좋다. 어렸을 때부터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싸가지(?)로 모두의 빈축을 사기도 했단다.


여튼 각설하고, 할스먼이 이 양반을 인터뷰하고 포즈를 취해달라니까 갑자기 저런 포즈를 짓고 나서는 이것의 의미를 알아맞출 수 있냐고 물어보았다. 언변 좋은 할스먼은 뭐 미래지향적이고 적극적인 거를 나타내는 거라고 신나게 입을 털었으나, 돌아온 답변은 'ㅋㅋ아무의미없음. 걍 어떻게 대답할지궁금해서 해본거임.' 이였다고 한다.



'아름답지 않은 말은 사람을 아름답지 않게 만든다.' - Grace Kelly


전시회의 홍보용 브로셔나 포스터에 있던 3명의 여인 중 하나이다. 그레이스 켈리, 오드리 햅번, 마릴린 먼로가 있었는데, 이 여자는 모나코의 왕비이기도 하다. 모나코 왕자의 엄청난 구애끝에 결국 결혼을 하게 되는데, 자유 미국의 연예인으로 살다가 보수적인 모나코 왕조의 어머니가 되었으니 적응하지 못했을 터.. 남은 인생동안 그다지 행복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사진은 장난스럽게 치마를 살짝 들추며 점프를 하는데, 얼마나 시달렸으면 결혼전에 찍은거라고 밑에 글로 적어달라고 부탁했다고 하더라...




남은 두 여인도... 안넣으면 섭섭하니까. 개인적으로 천진난만하게 점프하는 오드리 헵번의 사진이 가장 마음에 든다.


사실 이 전에 했던 로버트 카파전도 정말 보고싶었으나, 그 전시가 끝나고 이 전시가 하는 지라 이 없으면 잇몸이라도 대신하는 심정으로 보러왔다가, 정말 좋은 전시였다는 느낌을 받고 돌아오게 되었다.


아마 내가 표를 구입하였던 쿠x은 오늘까지 판매였는데, 내년 2월까지니.. 내 생각에는 연장될것 같다.


수첩을 들고, 도슨트의 말을 열심히 받아적고 그 느낌 그대로 들고와 포스팅을 하는데... 사진이라던가 여러 기록들을 더 남기지 못해 아쉽다.